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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도서관, 우리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네!

2014.06.26 15:03 /

이런 도서관, 우리동네에도 있었으면 좋겠네!

혁신형 사회적기업을 찾아서 ⑩ 아이부키

시민리포터 이상무 | 201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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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톡톡] 아파트 내에 비어있는 작은 도서관을 활성화시켜 동네 도서관을 만들어서 주민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 어린이들에게 창의적인 교육환경을 줄 수 있는 '와글와글 우리 동네 도서관'만들기 사업을 기획하여 혁신형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된 '(주)아이부키(www.ibookee.kr)' 이광서(44) 대표를 강동구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났다.

Q 사업 동기부터 얘기하여 주시죠?

회사 근처에 강일지구 3단지 임대주택이 있습니다. 이곳은 2011년 초에 입주를 시작하였고 80평 정도의 작은 도서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입주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입주민에게 오픈되지 않았습니다. 실내는 썰렁하고 곰팡이까지 슬어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좋은 공간이 방치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작은 도서관에 대해서 조사하게 되었습니다. 도서관 하나를 새로 만들려면 수십억이 들어가니 아무리 시에서 의지를 가지고 있어도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죠. 그러나 이미 만들어져 있는 이런 공간을 잘 이용하면 책 문화를 보다 활성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게 되었습니다.

Q 왜 작은 도서관이 방치되고 있었나요?

2006년도에 주택건설기준에 관한 규정이 만들어졌는데 이때 이후로 300세대 이상의 아파트 단지에는 작은 도서관을 의무적으로 설치하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기준에 의해 만들어지는 시설 기준은 33㎡(10평)이상이면 되고 6석 이상의 열람실과 1,000권 이상의 서적을 갖추면 됩니다. 이런 시설 기준에서 SH공사 임대아파트 내 설치된 작은 도서관이 현재까지 60개가 넘습니다. 몇 년 내에 50여개가 더 설치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대부분 아파트의 작은 도서관은 원활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인테리어가 취약하고 상주하는 관리자가 없고 전문적인 운영프로그램이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Q 강일 3단지와 우면단지에 작은 도서관 리모델링이 진행 중에 있다고 하던데요?

네, 시에서 이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리모델링 등 시설투자를 하고 사회적 기업이 참여하여 보편적인 운영모델을 만들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이 되도록 하는 것이 기본 방향입니다. 이 공간에 대한 디자인작업에 아이부키가 참여하였습니다. 운영에 대해서도 효율적인 운영모델을 만들기 위해 아이부키가 주민들과 함께 협의체를 만들어 참여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Q '아이부키'가 하는 사업들을 소개하여 주시죠.

저는 2006년부터 바탕소를 설립해서 아이들과 미술놀이를 해왔고, 미술교육연구소를 만들어 어린이의 창작환경을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아이들은 틈만 나면 자신이 만든 공간 속에 들어가 노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이들과 놀면서 그들이 좋아하는 공간에 대한 이해를 넓혔습니다. 우면지구에 있는 아파트 단지에 작은 도서관 오래된 배를 모티브로 디자인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우호적인 환경에 대해 더 고민하고 아이들이 자신의 창의적 감수성을 키워갈 공간을 연구하고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부키는 출판을 합니다. 교육이나 동화 등 어린이 콘텐츠를 출판하여 어린이들이 가진 진실한 감성과 그 세계의 가능성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작업을 할 생각입니다.

또 하나 주요한 사업은 ibookie라는 서비스인데요, 여기서 어린이나 학부모들이 직접 자신들의 콘텐츠를 책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전자책 형태로 먼저 제작되는데, 이것을 실제 책으로 주문제작도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하드커버의 양질의 책이 권당 12,000원에서 20,000원 가량에 제작됩니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관심을 가지는 것들, 그림이나 이야기, 영어, 공룡, 동물, 과학 등등의 내용을 일일이 책 형식으로 기록해놓는다면 그 자체로 좋은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또 자신들의 책으로 동네 도서관의 서가를 채울 수도 있죠.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육환경이 될 것입니다.

Q 아파트 내에 있는 작은 도서관 어떻게 활성화시킬 계획입니까?

일단 아파트 단지 내에 리모델링된 좋은 공간이 들어서기만 해도 주민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신나게 이용하겠죠. 돈을 내지 않아도 되고 아무 때나 와도 열려있는 좋은 공간에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어른들이 매 시간 교대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기만 하면 활성화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작은 도서관 중심으로 주민공통체가 저절로 활성화 되겠지요. 아이들이 아무 때나 와서 신나게 책을 읽고 놀 수 있는 문턱 없는 어린이 동네 도서관으로 특화해야 된다고 방향을 잡았습니다.

Q 수익모델이 궁금합니다.

현재는 작은 도서관 디자인이나 출판, 웹사이트 제작 등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책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 기획으로부터 수익을 창출해갈 계획입니다. 즉 사용자들이 책을 제작 주문하면서 약간의 수수료를 받거나, 아이부키 서비스에 재능 있는 아마추어 동화 작가들을 영입하여 사용자들이 해당 책을 직접 주문제작할 수 있도록 하여 작가와 수익을 나누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기획은 단시간에 수익을 올리려고 하지 않고 작은 도서관나 유치원, 방과 후 학교,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대안학교 등 다양한 교육기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많은 사용자들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많아지면 수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요.

Q 아이부키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아이부키는 기본적으로 사용자들이 전자책을 만들고 실제 책으로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아이부키 북에디터를 이용해 아이들이 그린 그림, 사진, 텍스트 등을 입력하면 쉽게 전자책 형태로 출판이 됩니다. 이 책을 실제 책으로 주문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든 자료들은 아이들 활동을 기록한 소중한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아이부키에서는 개인의 서재, 혹은 기관별 서재를 제공하여 개인의 포트폴리오나 기관의 포트폴리오로 쌓아갈 수 있도록 하게 됩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일입니다. 독일에 100년 이상이 된 발도르프학교는 교과서가 없습니다. 아이들이 자기가 배운 내용을 토대로 스스로 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자기 교과서가 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 최선의 교육프로그램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미술대학을 나오시고 바탕소미술교육연구소를 설립하셨는데 자기소개를 하여 주시죠?

저는 원래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나 강원도에 있는 공대에 다니다가 좀 늦게 서울대 서양화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거기서 저는 예술이 사람을 해방시키고 자유롭게 하는 가능성을 발견했습니다. 졸업하고 그 가능성을 교육으로 승화시키는 일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저는 바탕소에서 아이들과 뒹굴면서 보석 같은 이미지들, 그들의 움직임, 그리고 이야기들을 발견했습니다. 그것은 저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공동체 전체의 소중한 재산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 경험을 어떻게 우리 사회, 아니 인류의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그 방법을 찾아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서적 집필, 잡지 기획과 출판 등을 시도했습니다. 어린이들의 세계를 존중하고 그 창의적 가능성을 키워가는 일은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고 선진화되기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을 깊이 이해하고 완성도 높은 방식으로 펼쳐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Q 집에 아이들은 어떻게 교육시키고 있습니까?

저는 어린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자기존중감과 안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행학습을 통해 습득해야만 하는 지식, 기술, 영어, 무슨 능력들은 모두 두 번째입니다. 안목과 자존감이 없으면, 즉 감과 기가 살아있지 못하면 결코 창의적인 인재가 되지 못합니다. 기술이나 능력은 원하면 얼마든지 언제든지 배우고 익힐 수 있습니다. 감을 키우려면 좋은 것을 많이 보고 경험해야 합니다.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어야죠. 기를 키우려면 존중해줘야 합니다.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고 해낼 때까지 믿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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