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인터뷰 2호] 배려로 완성되는 공간 (202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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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층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사진을 촬영중인 김육구씨


Q.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실 수 있나요?

프리랜서 웹 개발자 김육구라고 합니다. 생일이 6월 9일이어서 육구로 했어요. 이육사 시인이 숫자로 자신의 이름을 지은 데에서 감명을 받아서 저도 숫자로 닉네임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쓰던 닉네임이에요. 

 

Q. 안암생활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나요?

인스타에서 안암생활 입주자 모집 광고를 봤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본가에 내려가 있었는데, 그런 와중에도 서울에 계속 올라오고 싶었죠. 그렇지만 임대료는 비싸다 보니 망설이던 차에 공고를 봤는데 가격이 굉장히 괜찮아서 지원하게 되었어요. 저는 특별 전형으로 지원했습니다. 생업은 웹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는데 전공은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고 미디어 아티스트를 지망하고 있거든요. 

 

Q. 웹 프로그래밍이나 미디어 아트, 저는 처음 들어봐요! 각각 어떤 거에요?

 디자이너가 웹에서 사용자들이 보는 모양새를 디자인한다면, 웹 프로그래머는 그 요소들이 인터넷 환경에서 구현되게 하는 일을 해요. 미디어 아트도 비슷해요. 주요 소재가 인터넷이나 컴퓨터 그래픽이거든요. 제 꿈은 미디어 아티스트인데요, 미디어 아트를 계속 공부하기 위해 부업으로 웹프로그래밍 일을 해서 돈을 벌고 있어요.

웹 프로그래밍을 할 줄 알게 된 건, 대학교에 다닐 때 전공과목 중에 프로그래밍이 있어서 조금 배웠어요. 학과가 융합학과거든요. 그러다 조금 더 실용적인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어 웹 프로그래밍을 추가로 공부했구요. 제 전공에서는 컴퓨터 그래픽을 주로 배우는데, 컴퓨터 그래픽은 생각보다 실생활에 잘 쓰이지 않아요. 반면 웹 프로그래밍은 조금 더 실용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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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런히 정돈되어 있는 육구님의 방

Q. 안암생활로 와서 육구님께 바뀐 것이 있나요?

같이 거주하는 분들을 배려하게 되는 것 같아요. 원룸 건물이었다면 각자도생었을텐데, 안암생활에서는 주방도 공유하고 코워킹 스페이스도 공유하는 등 공유할 것이 많으니까요. 분리수거 하나를 해도 더 신경써서 하게 되고, 주방도 떨어진 비품이 있으면 ‘내가 채워놓고 가자’는 생각을 더 하게 돼요. 물론 제가 위생팀이어서도 있지만요, 하하. 전반적으로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더 와닿아요.

 

Q. 육구님께서는 공유주방 위생크루를 하고 계신데, 크루에 참여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그런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고등학교나 대학교에 다닐 때에도 시설물 관리 조교 같은 활동을 지원해서 하곤 했어요. 정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깔끔한 걸 좋아하는 성격인 것 같아요.

Q. 듣다 보니 육구님 방이 궁금해 지네요! 방도 굉장히 깔끔하실 것 같아요.

하하. 아니에요.

Q. 육구님이 안암생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딜까요?

공유주방을 제일 좋아해요. 제가 치우다 보니 애착을 갖게 된 것도 있겠지만, 안암생활에 오고 나서 식사를 자주 해 먹으려고 해요. 건강을 위해 하루에 한 끼는 직접 해 먹는 것 같아요. 지하 1층 공유오피스도 자주 사용해요. 저녁에 웹 프로그래밍 외주 일을 하느라요.

Q. 그러면 육구님께서는 요리를 좀 하시는 편이겠어요!

노력하고 있어요. 자신있는 요리라면… 양식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볶음밥도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자취생의 필수 메뉴죠 볶음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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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카페에서 인터뷰중인 김육구씨와 그의 방 창가

 

 

Q. 육구님의 안암생활에서 보내는 하루 일과도 궁금해요!

저는 오전 9-10시에 하루를 시작해요. 일어나는 시간은 그보다 일찍이구요. 

Q. 와, 저는 완벽한 저녁형 인간이어서 신기해요.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저도 대학 다닐 땐 마음대로 살았어요. 새벽 4시에 자고, 다음 날 수업에 겨우겨우 가고. 물론 그런 생활이 좋았던 적도 있는데, 이제 사회의 시간에 맞추게 되는 것 같아요. 관공서에 가거나, 장을 보거나, 저녁약속을 잡는 등의 사회활동을 하려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일어나고 잠드는 시간에 맞출 수밖에 없잖아요. 외주 일을 하다 보면 외주 미팅이 잡히는 시간도 고려해야 하다 보니 너무 늦게 잠들 수 없구요. 새벽에 일하면 결국 궁금한 것도 새벽에 생기는데 그럼 바로 연락해 여쭤보기도 난처하구요.

Q. 그럴 수 밖에 없겠네요. 집 안에서 주로 생활하시면, 집에서 하는 취미가 있으세요?

밖보단 안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에요. 코로나만 아니면 나갔겠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취미는, 손으로 하는 일들을 좋아해요. 대학교 때는 기계식 키보드를 조립하는 게 취미였어요. 레고도 완제품보다 내가 만들어나가는 재미가 있듯이, 하나하나 조립하는 재미가 있더라구요. 그밖의 취미는 없는 것 같아요. 미디어 아트를 하다보면 공부할 게 굉장히 많아서, 공부가 취미였나? 싶게 공부를 하는 데에 하루의 시간을 상당 부분 할애하는 것 같아요.

Q. 조립식 키보드를 만드는 건 처음 들어본 취미라 흥미로워요! 조립식 키보드는 어떤 때 필요해요?

제가 게임을 하는 건 아닌데, 게임 할 때가 아니어도 키압이 높은 키보드를 선호해요. 저는 손 힘이 조금 쎄서, 타이핑을 많이 하는 직업의 특성 상 키압이 낮은 키보드를 쓰다보면 자판 바닥까지 손이 닿아 손가락이 아파요. 글도 쓰고, 프로그래밍도 하다 보니 키보드에 민감해 지는 것 같아요.

 

 

“마음껏 작업도 하고 내 꿈도 이룰 수 있는 스튜디오를 갖고 싶어요.”

 

 

Q. 미디어 아티스트라는 육구님의 꿈에 대해 조금 더 듣고 싶어요.

작업 공간이 되어 줄 스튜디오를 갖는 게 꿈이에요. 미디어 아트를 쉽게 설명하자면, 코엑스 건물 외관에 설치되어 있는 파도 스크린 보신 적 있으시죠? 그런 게 미디어 아트의 일종이에요. 보통 아티스트들은 그런 작품을 수주받곤 하는데, 마음껏 작업도 하고 내 꿈도 이룰 수 있는 스튜디오를 갖고 싶어요.

Q. 구상한 작품이나 개최했던 전시회도 있으세요?

2019년에 강남의 어느 갤러리에서 ‘인터넷의 기반이 되는 자원들이 고갈된다면?’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개최한 적이 있어요. 인터넷이라는 무형의 것은 사실 전기도 요하고, 공간도 요하고, 서버도 요하고, 탄소도 배출하거든요. 그만큼 설비를 요하는거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인프라가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에서 출발해 친구들과 함께 셋이서 전시를 진행했어요. 

 

 

“많이 지죠. 져도, 그걸 성취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큰거죠.”

 

 

 

Q. 육구 님은 계획하는 목표가 있으세요?

아까 꿈이 스튜디오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그 전에 미디어 아트 스튜디오나 회사에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우는 게 꿈이에요. 목표는, 매일 세워요. 투두리스트를 세우고, 완성하는 게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거든요. 나의 본성을 이겨냈을 때 느끼는 성취감 같은거요.

Q. 보통 이기나요?

많이 지죠. (웃음)

Q. 그럼 매일 일어나서 투두리스트를 작성하시는거에요?

글로 쓰진 않지만, 오늘 할 일이 항상 머릿속에 정해져 있어요. 그걸 성취했을 때 느끼는 즐거움이 큰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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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구님의 취향이 베어 있는 육구님의 방

 

Q. 안암생활에 입주한 지 세 달 정도 되셨는데, 친구도 생겼나요?

자주 마주치는 분들은 있지만 친분이 깊은 분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위생 크루를 하다보니 직장동료는 생겼지만, 일하는 요일도 다르고 마주칠 기회도 많지 않아서요. 그래서 안암생활 내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사교 활동에 관심이 많아요. 프리랜서이다 보니 집에 주로 머물면서, 집이 쉼의 공간도 되지만 사교의 공간도 되었으면 하는 소망이 있어요.

Q. 소모임 기획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이네요! 꼭 해보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요리 모임? 무언가를 만드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건물 지하에 메이커스페이스가 있으니까, 같이 서로 만들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IOT 디바이스 만드는 모임 같은 거요.  원격으로 방 불을 꺼주는 스위치 IOT 디바이스 같은 것도 가능하겠네요.

Q. 어느덧 마지막 질문입니다! ‘안암’이라는 동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해요.

안암은 대학교 입학 논술시험을 보러 처음 왔어요. 그 땐 잘 몰랐는데, 안암생활에 입주하고 지내다 보니 안암도 괜찮은 동네 같아요. 조용한 동네에요.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건 집 주변에 마트가 너무 없다는 거.제가 SSG배송 같은 걸 별로 안 좋아 하거든요.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와서. 그래도 만족하는 동네입니다!

공감하는 부분이에요.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육구 님!

 

 

 

안암생활에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 https://www.instagram.com/anamlife_official/

 

출처 : 생활주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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