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보람, 이익의 창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기업 아이부키 (2014.05.22)


아이부키는 2012년 서울시 혁신형 사회적기업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 첫 걸음을 내딛었다. 사회적기업을 지향하고 혁신을 모토로 삼는 아이부키는 공동체에 기여하고 혁신을 통해 자본을 창의해내어, 일과 생활과 배움과 성장을 어우러지게 하는 새로운 삶의 모형을 디자인하는 프로젝트이다. 이렇듯 아이부키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창의함으로써 일하는 보람과 이익의 창출이라는 아이러니를 해결해 나아가고 있다.


카멜레온 기업인 이광서 대표
아이부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이광서 대표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학창시절의 소유자이다.
강원도 정선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서부터 미술을 좋아했고 재능이 있었지만, 고등학교 진학 후 교사 수의 부족으로 미술을 배울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선생님이 부족하니 음악선생님이 미술을 가르치고 영어 선생님이 윤리를 가르치는 그러한 재미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대학교 진학은 당시 유망하던 공대의 산업공학과로 진학을 하게 되었다. 지원 전부터 산업 공학과 미술과의 연관성을 기대했지만 정작 큰 연관성은 없어 공사현장에 뛰어들어 육체노동을 하면서 자신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고, 고민 끝에 두 번째 입시에 도전하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고 하고 싶은 미술을 향한 도전이었다. 다행히 미술에 재능이 있어서 몇 개월 동안 준비 끝에 미대에 입학하게 된다. 그가 말했다 “두 번의 대학 진학과 공사현장에서의 노동경험이 이후 강남 학원 선생님, 광주 고등학교 특기적성 교사, 교육 연구소(바탕소) 운영, 아이부키 기업 대표 까지 달려 올 수 있는 시발점이 되었다”라고.

사회를 바꾸는 힘 교육

이 대표는 2007년 바탕소미술교육연구소를 만들어 어린이 창의교육, 교사네트워크, 출판 등 선도적인 사업을 해오다가 2012년 아이부키 법인을 설립했다.
어린이와 예술가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창작의 열정을 발휘하는 ‘어린이 예술창작 캠프’도 수년째 해왔다고 한다. 창의성 교육에 목마른 교육자들과 함께 ‘교육자 연대’를 만들었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현재 그 시도는 ‘어린이날다’라고 하는 협동조합의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새로운 대안과 모델을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 단순히 학원을 만들어서 운영하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뜻 맞는 사람들과 새로운 시도를 도모하고 그것으로 더 큰 흐름을 만들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 교육은 그 자체로 무척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성장해왔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부모들입니다. 부모들이 할 일이 없어서 내적으로 완결되지 못한 삶을 살고 있고, 그 결핍을 아이들로부터 채우려고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역 동아리를 만들고 공동체가 활력 넘치게 되어서 다양한 관계망이 형성돼야 합니다. 즉 부모 특히 어머니들이 할 일이 많아져야 아이들 덜 옥죄게 되고 교육이 더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대표는 단지 교육 내적인 혁신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를 혁신하는 일을 통해 교육을 개선하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유휴시설에 생명을 불어넣자! 작은도서관


이광서 대표는 교육으로 교육을 혁신하는 일이 아닌 사회 구조적인 영역을 다루는 사업으로 확장해 나가기 위해 고민하였다.
“좀 더 구체적이고 분명한 아이템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당시 사무실을 얻었던 강일동 근처를 산책하던 중 아파트 단지 내 도서관을 방문하게 되었다. 요즘 아파트 단지 내에는 도서관, 경로당, 독서실, 헬스장 등 공동시설은 잘 갖춰져 있다. 강일동 고덕리엔파크 3단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공간만 잘 갖춰져 있지, 대부분 문이 잠겨있거나 주민들 일부분만 가끔 사용하고 있는 형편이었다.
“아파트 단지 외부에서는 공간하나를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비용적인 면 때문에 안 좋은 입지와 좁은 공간을 선택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비교하면 너무나도 좋은 공간이 그저 방치된 상황인 것입니다.”
그 이후에 이 대표는 이와 비슷한 유휴공간이 얼마나 있는지 조사하기 시작하였다. 고덕리엔파크 3단지 같은 경우에는 80평의 유휴공간이 발생하고 있고, 이 외에 많은 아파트 단지에도 유휴공간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러한 유휴시설이 발생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서관 예를 들자면, 책은 규정대로 1000권이 비치되어 있지만 각 연령대 별로 책을 나눈다면 굉장히 적은 양의 숫자다. 또한 도서관 내부 인테리어나, 의자, 책상 등의 상태도 암담한 상황이다. 즉 법적 최소 기준을 충족시키기에만 급급한 상황인 것이다. 주민단체도 자율로 운영해야 하는데 단체 자체도 잘 결성이 안 되고, 운영하기 위해서는 비용이 발생하니 그대로 방치되게 된 것이다.
“제안서를 만들어서 서울시에서 돈을 조금만 투자하면, 외부 도서관을 짓는 비용보다(부지 매입, 건물신축, 운영 시스템 구축, 책 구입 등 큰 비용이 발생) 훨씬 적은 금액으로 더 좋은 도서관을 만들 수 있고, 추가적으로 아이부키가 단순히 공간 개선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콘텐츠까지 운영하여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겠다.”


이대표는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여 서울시에 제출 하였고, 그 사업안이 혁신적으로 받아 들여져서 서울시 사회적기업으로 승인이 되게 되었고, 사업 개발비도 지원을 받게 되었다. 이후 고덕리엔파크 3단지 작은도서관 디자인 참여를 첫 시작으로 서초 네이쳐힐 3단지, 신내 1동 작은도서관의 디자인계획과 시공, 콘텐츠 운영에 참여를 하였다. 즉 아이부키가 원하던 모델을 최초로 제시하게 된 것이다. 유휴시설 운영을 통해 주민조직화 사업까지 교육하여 주민들만으로도 지속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다.

새로운 도전 소셜하우징
이 대표는 우리나라의 정기용 건축가를 좋아한다고 하였다.
“조그만 공간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도, 그 공간과 실 사용자들과의 상호작용을 굉장히 중요시 여기는 건축가로서의 태도가 요즘 건축의 중요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부키는 금년 8월 소셜하우징 1호 완공을 앞두고 있다. 
건축은 주로 대형 업체들이 하는 사업이 대부분이었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돈이 많이 들어 민간 사업자가 쉽게 뛰어들기 힘든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천편일률적인 빌라, 공동주택 사업이 이루어진다. 다양성을 추구하려 하지만 현실적으로 반영하기는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다. 

소셜하우징 사업이 나오게 된 배경은 이미 사회에는 그것보다 훨씬 더 다양한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금천구청에서는 관내 홀몸어르신의 주거 실태와 문제점 등을 조사하였지만,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아이부키가 해당 사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저 건물을 짓기 보다는, 수요자에 맞는 건물을 짓는 것이 아이부키가 추구하는 건축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업을 진행하면서 예상 수요자인 혼자 사시는 노인(홀몸어르신) 분들을 만나보았다. 어르신 대부분은 기초생활수급자여서 매월 정부 보조금 40만 원 정도로 생활을 해야하는데, 현실은 서울시에서 월 40만 원 짜리 집도 찾기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가장 저렴한 곳을 찾아 사시는데 그곳의 가격은 15만 원 정도이다. 방의 상태는 반 지하라 빛이 잘 안 들어 곰팡이가 많이 생기고, 크기가 작아 내부에서 문을 닫기도 어렵다. 샤워하거나 씻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화장실 또한 외부에 있어 노인들이 사용하기가 불편한 점이 있다. 독거노인들은 40만원에서 월세 15만원을 제외한 25만원으로 한 달을 버텨 나가는 것이다. 대부분의 식사는 무료 급식소를 이용하며, 나머지 금액은 약값으로 사용한다. 
이렇게 사회의 공동 주택이 수용하지 못하는 수요층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자가 아이부키 소셜하우징 1호의 실수요자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실수요자(장애인, 독거노인, 작가 등)와의 교감과 상호작용이 있어야 하고, 그들로부터 공간에 대한 계획이 나와야 한다. 단순히 건축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그들을 수용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사회투자기금의 ‘소셜하우징 융자사업’이 그러한 절차를 만들어 내는 일조한다고 생각한다.

독거노인들을 위한 소셜하우징 1호



민간 사업자는 수익적인 면에서 손해를 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공용공간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소셜하우징 1호의 공용공간은 건물 1층을 전부 사용하며, 여러 종류의 프로그램과 콘텐츠가 운영되어 지역주민과 독거노인 모두가 소통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결정을 내리기 까지 쉽지 않았다. 1층을 공용공간이 아닌 상가로 만들면 상가의 임대료를 통한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공용공간을 채택한 이유는, 소셜하우징에 있어 공용공간은 매우 중요하고, 실수요자들에게도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공용공간의 프로그램은 노인 분들이 운영하는 한자교육방, 주민들의 아이를 보육해 주는 어린이 놀이방(아이들은 젊은 사람들 보다 노인들이 능숙하게 포용할 수 있다), 조금 더 큰 공용공간이 생긴다면 작은 도서관을 노인들이 운영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준비되어 있다.
공용공간 외에도 기존 5층짜리 공동주택에는 없는 엘리베이터가 노인들을 위해 설치되었고, 태양광 판넬이 옥상에 설치되어 1층 공용공간에 쓰이는 전력을 충당한다. 옥상에는 도시형 텃밭으로 제 2의 공용공간 역할도 하게 될 것이다.

든든한 파트너 한국사회투자
학원, 연구소, 교육 콘텐츠, 작은 도서관 등의 소규모 사업을 주로 해왔다. 소셜하우징 이라는 비용적 부담이 큰 건축 사업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따라서 사업을 시작하고 완공을 앞두기까지 모든 선택이 쉽지 않았다.
“저 혼자 했다면 못했을 것입니다. 건축을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다행이도 한국사회투자라는 좋은 파트너와 함께 할 수 있어 보다 수월히 소셜하우징 1호 신축을 시작하고,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소셜하우징 1호를 기점으로 2,3호도 구상 중에 있고, 든든한 파트너 한국사회투자와 함께라면 소셜하우징 사업 말고도 사회에 꼭 필요한 분들에게 맞는 공간과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콘텐츠와 결합된 공간을 창조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 아이부키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의 도전 모두가 같이 짓는 우리 집! 협동조합!

지금까지 이 대표는 작은 도서관, 소셜하우징 등 다른 사람을 위한 건물을 짓고 디자인 했다. 
“요즘은 제 집도 한번 지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요즘 협동조합 주택에 대해 알아보고 있습니다.”
기존의 공동체 주택이라는 것이 생활 공동체위주의 집이었다. 하지만 협동조합 주택은 생활 공동체위주의 의미를 뛰어 넘어서, 특정 콘텐츠가 있는 주택이다. 즉 콘텐츠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시공단계부터 참여하여 집단이 원하는 콘텐츠가 주택 속에 반영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한 콘텐츠는 미술, 미디어 등이 있다. 
이과 같은 사례로 서울시 만리동 예술인 협동조합이 있다. 그곳으로 이사할 예비 거주자들은 다 지어진 집에 입주하는 것이 아니라, 설계단계부터 참여해서 의견을 제시하여 자신들이 추구하는 주택이 지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이렇게 콘텐츠가 잘 융합될 수 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고 공간을 기획하고 실현시켜서 만들어 나가는 협동조합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 글. 윤종욱(대학생 웹진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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