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키, 작은 도서관을 통해 지역의 혁신을 일구다. (2014.04.29)

아이부키, 작은 도서관을 통해 지역의 혁신을 일구다.

이영철 기자(yclee333@hanmail.net)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아이부키 사무실은 작은 간판조차 달려있지 않았다. 창의적인 생각으로 간판을 달지 않은 것인가 라는 궁금증으로 101호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엉뚱한 생각과 달리 아이부키 이광서 대표는 ‘사무실을 이전한지 두 달밖에 안 돼서’라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이부키는 아파트 단지 내 방치되는 공간을 활용하여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의 혁신을 일구는 사회적 기업이다. 아이부키 설립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광서 대표를 만나 봤다.

 

-회사명 아이부키(ibookee)의 뜻을 알려 주세요

아이부키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알파벳 I는 인터넷, 아이들이라는 뜻도 될 수 있죠. 저희는 출판사를 운영하고 작은 도서관 관련 사업도 하는 데 모두 책과 관련이 있죠.

 

-독특한 기업 이름은 설립이유와 연관 있을 거 같네요

저는 바탕소라는 미술교육을 연구하는 곳의 대표로 있었어요. 책을 만드는 일은 바탕소 재직 당시부터 해왔죠. 미술교육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창의교육을 가르치는 곳이에요. 현대 미술은 특정할 수 없고 오만가지를 다 포함하고 있거든요. 당시에 웹 개발과 출판 사업을 했는데 학원과 관련된 업무이다 보니 한계가 있었죠.

현재 아이부키에서 수행하는 작은 도서관 사업은 바탕소에서 대표로 일하는 동안 느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구상했어요. 아이들과 부모들이 좋아하는 도서관 공간을 구축하고 여기에 이들이 좋아하는 내용, 좋아하는 컨텐츠를 적용하는 것이죠. 작은 도서관은 아이부키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lee-1024x682.jpg

(▲아이부키 이광서 대표)

 

 

노는 공간에 지역의 가치를 담으면 사람이 모이고 책을 읽는다


-아이부키에서는 정확히 어떤 사업을 하시는 거죠

작은 도서관 사업이 시작점이에요. SH공사로부터 위탁을 받아서 유휴공간을 도서관으로 활성화 시키는 사업을 하고 있죠. 유휴공간에 그 지역의 가치를 담아서 인테리어 해놓으면 사람들이 모여 활성화 되고 아이들이 와서 책을 봅니다. 작은 도서관 프로젝트는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주죠. 공간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힘이 굉장하거든요. 공간의 활성화에서 그치지 않고 운영을 주민들에게 자치적으로 맡기는 사업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회사 소개에는 작은 도서관 외에도 미술, 출판 등 다양한 사업이 제시되던데요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에요. 도서관을 운영하려면 책만 가져다 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해요. 작가와 아이들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한 거죠. 미술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와 아이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콘텐츠를 기반으로 출판을 하죠. 출판된 도서는 다시 작은 도서관 책장에 꼽히고요.

 

-수익성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은데 기업의 운영는 어떻게 하시죠

현재로서는 인테리어 공사, 디자인 사업을 기반으로 이윤을 얻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플랫폼이 가지는 장기적 가치 덕분에 지속적인 이윤이 창출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아이부키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하나요

직원은 저 포함해서 총 5명이 있어요. 남자 3분, 여자 2분이 일하고 있죠. 보수는 없지만 이 사업의 취지에 공감하여 재능을 나눠주시는 이사님들도 계시고요. 공간 디자인 담당분야, 웹과 그래픽분야, 교육 콘텐츠 총괄자, 공연·기획 운영자 이렇게 나누어져 있고요. 지금은 사무·회계 및 경리 업무를 맡을 분을 구하고 있습니다.

 

-원하는 인재상이 있나요

내부 살림을 잘해줄 수 있는 분을 뽑는 만큼, 자금 입·출납, 임금 관련 등 꼼꼼히 챙겨 주실 분을 원하죠.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일반적 가치를 이해하고 계신다면 더 좋고요. 모르셔도 상관없어요. 살림만 잘 챙겨주신다면. (웃음)

 

-회계 및 디자인 분야의 직원은 어떻게 뽑나요

회계 관련 분야·경험·경력이 있으면 좋고 딱히 기준은 없어요. 디자인분야 직원은 포트폴리오를 깊게 봐요. 포트폴리오 작업만 좋으면 학벌, 자격증이 없어도 뽑아요. 이번에 뽑은 직원도 아무 지원자격도 안 적고 포트폴리오 하나만 달랑 보냈거든요. 20여명의 지원자 중 포트폴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전화해서 면접을 보자 했어요. 가장 중요한건 포트폴리오에요.

자신이 맡은 일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엄청난 경험

 

-근무환경과 사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주5일 근무이고 아직까지 야근은 없어요. (웃음) 대표랑 이사들만 야근이 있어요. 연봉은 2000만원 전후이고, 추가적으로 맛있는 밥을 제공합니다. (웃음) 아직 인원이 적어서 딱히 사내 문화라고 할 만한 게 없네요. 자기 맡은 바 임무를 다하는 분위기죠. 수직적 분위기 그런 건 없고, 오히려 저희(대표와 이사를 지칭)가 직원들한테 괴롭힘 당해요.

 

IMG_0239.jpg

(▲고덕리엔파크3단지 작은도서관 정면. 사진출처 SH공사 블로그)

 

-아이부키 업무의 힘든 점은 무엇이죠?

직원 수가 적은 만큼 각자 독립적으로 행동해야 해요. 모든 직원이 주체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는 말이죠. 일반 기업은 일을 위에서 아래로 주고 할당된 업무를 하죠. 우리는 스스로 업무를 개척해서 나아가야 해요. 각자가 독립적인 업무를 통째로 맡고 책임지는 거죠. 그 외에 힘든 건 전혀 없어요. 힘들면 여기 있으면 안돼요(웃음). 아이부키는 자기 일을 좋아하고 잘해야 있을 수 있는 곳이에요.

 

-좋은 점은 뭐죠.

좋은 점은 방금 말했잖아요.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조언해주고 지지해주고 기다려준다고(웃음). 일반적인 업무보다는 창조적인 포지션에서 활약해야 해요. 초기 기업이기 때문이죠. 여기 있는 사람들은 각자 일을 만들어 가는 주체가 되고, 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함께해요. 자신이 맡은 일이 완성되어 가는 것을 지켜본다는 것은 엄청난 경험이죠. 대기업은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역량이 미치는지 확인할 길이 없거든요.

예를 들어 공간디자인을 맡으면 자신의 디자인이 건물에 반영되어 있는 부분을 확인 할 수 있어요. 큰 기업에서는 한정된 영역에 기여하게 되겠지만, 여기서는 똑같은 연봉을 받고 자기만의 가치와 색깔을 보일 수 있죠.

 

-아이부키의 향후 미래를 듣고 싶습니다.

현재는 아이부키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단계예요. 우리는 정해진 것만 하는 게 아니라 필요한 공간에 맞춰서 감성과 가치를 넣어요. 그런 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펼쳐 내는 좋은 기회에요. 우리는 정해진 것이 아닌 모든 것에 열린 가능성을 시도하죠.

아이부키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가치를 불어넣죠. 앞으로는 우리가 사회에 필요한 모습으로 공간을 디자인하고, 행정적 제안을 통해 이 공간을 실현시켜 나가야 해요. 우리가 관공서의 제안을 받는 것만이 아니라, 반대로 우리가 제안을 하는 방향으로 나가려해요.

-마지막으로 지원자들이 갖추어야 할 공통 사항은?

주체성. 그거 하나만 있으시면 되요(웃음).

지역의 가치를 찾는 일이기에 주민들과 융화되는 적극성이 필요


여직원 두 분 모두 자리에 있지 않았다. 한분은 졸업을 위해 시험을 보러 갔고, 다른 한분은 외근을 나가 자리에 없다고 했다. 이 대표 앞자리에 않아 있던 윤경훈 교육사업본부장과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아이부키 윤경훈 교육사업본부장)

-입사 계기를 말해주세요

주민을 모아내는 사업으로 사회적 일촌 만들기라는 사업을 해왔습니다. 작은 도서관도 주민공동체를 만드는 일이죠. 일촌 만들기 사업으로 활동하다가 이광서 대표를 만나게 돼서 아이부키에 오게 되었습니다. 아직 6개월 밖에 안됐어요. (웃음)

 

-일에 대한 만족도는 어떠신가요. 백점 만점으로 점수를 준다면?

저의 만족도는 주민 활성화와 관련돼요. 이 측면에서 작은 도서관의 외형적 성과를 평가한다면 90점을 줄 수 있어요. 그러나 실질적인 영역은 주민운동입니다. 주민운동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조금 더 노력을 해야 해요. 아직 평가하기 어렵네요.

 

-실무적으로 어려운 사항은?

시간이 충분했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공간의 구축 뿐만이 아니라 공간의 운영도 같이 하잖아요. 따라서 운영을 통해 주민활성화를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해요. 이런 점에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부키에 관심을 가지시는 구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사항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어떤 지역의 가치를 잡아내서 공간에 반영해야 합니다. 따라서 그 지역 주민들과 잘 융화되는 적극성이 필요해요. 이런 점이 잘 갖추어져 있으면 됩니다.

 

목록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아이부키(주)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459-5 3층 (02644) (천호대로89길9)
T. 02.553.8387   I   F. 02.426.5521   I   E. info@ibookee.kr
© 2024 iBookee   I   Created by C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