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 우디안2단지 나무그늘작은도서관 이야기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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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 장기전세, 분양세대 포함 1896세대가 함께 어우러진 우디안 아파트는
SH공사 측이 중랑구 신내동에 지은 신규 아파트이다.
SH공사에서 기존 계획된 도서관 공간에다 추가로 시설과 운영까지 지원하여 지금의 작은도서관이 열렸다.
말끔하게 인테리어가 된 도서관 서가에 책 한 권 없는 광경이 인상 깊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SH측에서 우리 단지 세대수와 동일한 1,896권의 책을 지원해주었고
드디어 도서관에 책이 꽂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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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몇몇이 모였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 채
단지 내 아이들에게 또는 이웃에게 이 도서관이 잘 활용되기를 바라는 열정은 넘쳤다.
여름이 지나도록 아침이면 도서관 앞마당에서 고속도로 반대시위로 북적이는 광경이 연출되었고,
그 속에서 도서관은 들풀처럼 자리 잡아 갔다.
처음에는 소수의 어머니들만 참여하였지만 점차 이들의 밤낮 없는 노력이 주민들을 자극시켰다.
책과 도서관에 필요한 물품, 재능기부까지 자연스럽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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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식을 진행하며 우리는 더 없이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지역인사들이 참석해서 자리를 빛냈던 것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우리 아파트 아이들로 급히 구성된 우디엔젤스콰이어의 아름다운 축가가 아파트 숲을 가득 채운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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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둥이 세대가 많은 탓에 품앗이 교육을 생각하고 있던 중 자원봉사자 어머니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과학동아리를 만들어 매주 월요일마다 아이들에게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그림책 읽는 동아리모임도 결성되어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미처 기관에 보육을 맡기지 못 해 지쳐있는 아이들과 어머니에게는
영유아 퍼포먼스를 통해 신나는 활동의 장을 열어주었다.
개관식 때 급히 결성되어 활약했던 우디엔젤스콰이어는
더 활성화되어 매주 금요일 도서관 가득 아름다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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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부키가 지원하는 <나만의 책 만들기>라는 스토리텔링 수업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제 얼마 후면 아이들이 직접 만든 책이
우리 작은도서관의 서가에 꽂힌다는 생각을 하니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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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지임에도 동아리 활동 공간으로 활용 될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던 아파트에
작은도서관은 동아리 모임 공간 또는 평생교육의 장으로 활용되며 아파트 사랑방이 되어 가고 있다.
이를 격려라도 하듯 연합뉴스TV ‘오늘’이라는 프로그램에 우리 작은도서관이 우수사례로 소개 되었다.
10월부터는 1365 자원봉사 수요처로 등록되어 자의반타의반으로 중고등학생들이 도서관에 오게 되었는데,
처음엔 어색한 모습으로 멀뚱히 어울리지 못하다가 지금은 아이들과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며 이곳의 시간을 즐기는 기적도 일어났다.
심지어 책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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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를 한다고 모인 우리는 갈등도 겪고 눈물 흘리며 잠을 못 이루기도 했다. 사람이 재산인 공동체에 작은 불신은 큰 걸림돌이 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작은도서관을 지켜야 하는 일이 생기면 다시 처음의 열의로 뭉치게 되었다. 한 호흡에 달려 온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역동적이었고 즐거웠다. 작은도서관이 있었는지 몰랐던 사람들이 이곳으로 찾아들고 서가들 사이를 기웃거리며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는 모습이 보기 좋다.
다른 작은도서관을 탐방하며 하얀 도화지 같은 나무그늘 작은도서관에 무엇을 그려야 할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루어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었다. 모두 함께 풀어야 할 숙제다. 6개월 동안 작은도서관에 살면서 우리는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는 것과 너무 급하게 나아가다가는 오히려 그르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쩍 도서관을 찾는 이웃에게 우리 도서관의 역사?를 이야기하며 품앗이교육과 동아리모임을 권유하는 등 사뭇 귀찮게 하고 있다.
오늘은 한 이웃이 대출 데스크 앞 나무조형물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달았다. "이제 우리가 성탄절 장식을 함께 달아 만들면 좋을 거 같아요."라며 사진을 찍어 온라인 카페에 함께 꾸며가자는 글을 올렸다.
내일도 도서관에 가면 아이들이 이면지를 달라고 데스크에 매달릴 것이다. 조금 있다 그린 그림을 자를 가위를 달라거나 그것을 붙일 테이프도 달라고 귀찮게 할 것이다. 왠지 이런 아이들이 그저 사랑스럽다. 서가 어디선가 작은 수다소리도 날 것이며, 혼자 만화책을 보며 키득키득 웃음소리도 새어 나올 것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도서관에 와서 그저 한 권의 책을 읽는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 과정 속에 아이들은 꿈을 키우고 추억을 만들고 나를 발견하며 친구를 알아가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꿈을 키워가는 이 공간을 함께 만들어 가는 우리의 노력은 그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12월에 SH공사의 위탁운영 기간이 종료된다. 현재 우리 주민들이 도서관 운영위로 모여 내년 도서관을 그리고 있다. 자원봉사교육에 참여하면서 차분히 서로의 재능대로 도서관 운영에 필요한 정보 및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옆 마을 작은도서관을 참고하며 도전하는 마음도 생겼다. 우리가 만드는 도서관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작은도서관의 꿈을 이야기하며 내년에 우리 손으로 도서관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지원이라도 하듯 아파트 대표회 동대표님이 찾아와 작은도서관 내년 운영에 대해 귀 기울여 들어 주었다. 이제 나무그늘 작은도서관은 주민 자치로 나아가는 진정한 출발선에 섰다. 그간 주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도서관을 이만큼 일구어준 이성순 관장님과 아이부키의 노력에 다시 감사드리고 싶다.
나무그늘 SH 작은도서관 운영 주민 신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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