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의 자치통신]'작은 예수'된 금천구청장 (2014.08.22)

 

[박종일의 자치통신]'작은 예수'된 금천구청장 (기사링크)

차성수 금천구청장, 시간 나는대로 비서도 없이 지하 단칸방에 사는 홀몸어르신들 찾아 그들의 애로사항 등 들어 지역 어르신들 그를 '작은 예수님'으로 칭해...차 구청장은 어려운 어르신들 지상으로 올라와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맞춤형 원룸주택 건립, 10월 입주 예정 화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지역 어르신들로부터 '작은 예수님'으로 불린다.

차 구청장이 노인회 행사 등에 참석하면 어르신들이 그를 그렇게 부른 경우가 많다.

칭찬과 격려의 의미가 있다고 치더라도 전적으로 정치적 수사만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는 지역 어르신들을 부모님 대하듯 진정으로 대한 '효자 구청장'으로 정평 나 있다.

차 구청장은 지금은 건립된 지 100년 넘은 시흥교회 담임목사 아들로 이 곳에서 대학까지 지낸 금천토박이다.

고려대 사회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부산 동아대 교수를 지내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역임한 후 민선 5·6기 금천구청장에 당선돼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또 부인과 사이에 아들이 있음에도 어려운 환경의 어린 세 딸을 입양해 바르게 성장시키고 있어 주위에서 '작은 예수'로 불리고 있는지 모르겠다.

차 구청장은 힘든 일이 있어도 아이들과 어르신들 보면 얼굴에 활기가 돌아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차 구청장은 바쁜 일정속에서도 비서도 대동하지 않고 지하 단칸방에 어렵게 사는 기초생활수급자 홀몸어르신들을 수시로 찾아 그 분들의 살아온 얘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환기도 안되는 반지하의 침침한 방에서 불편한 몸으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차 구청장은 이들을 찾아 손을 맞잡고 얘기를 듣기를 좋아한다.

그러면 어르신들은 지금까지 어느 구청장도 누추한 집을 찾아온 일이 결코 없었다며 밝게 웃는다.

차 구청장이 이처럼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는 것은 바로 힘 없고 기댈 곳 없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돼야 겠다는 나름의 신념 때문이다.

그는 기자와 통화에서 "이 분들의 살아온 인생을 30여분 듣다보면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다"며 "손을 잡아보면 그분들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있다"며 햇볕도 들어오지 않은 지하방에서 인생 말년을 보내는 것을 보면 너무나 안타깝다고 했다.

이때문에 지역 어르신들은 그를 '낮은 곳을 찾은 예수님'을 빗대 '작은 예수님'으로 표현한지 모르겠다.

이들은 평균 350만원 보증금에 월 17만~20만원 정도를 내고 살고 있다.

정부로부터 매월 43만원 정도 기초생활급여를 받으면 월 임대료로 절반을 내고 약값 등으로 쓰면 난방도 하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 처지다.

상상을 초월한 이런 장면을 수 없이 목격한 차 구청장에게 커다른 고민이 생겼다.

과연 이 어르신들에게 기본적인 인간적 삶을 영위하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를 골똘히 생각하게 했다.

그런 결과 '홀몸어르신 맞춤형 원룸주택' 건설 계획안을 도출해 냈다.

14~50 ㎡ 규모의 작은 방을 마련해 함께 살 수 있게 하는 도시형 생활주택인 원룸을 지어 제공하면 함께 얘기도 하면서 밥을 짓고 세탁도 하고 텃밭도 가꾸면서 노후를 따듯하게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때부터 차 구청장의 작업이 시작됐다. 복지비 비중이 50%를 넘어가는 자치구 입장으로서는 사업비인 15억~20억원 정도를 마련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서울시를 설득하기로 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서울시에 '홀몸어르신 맞춤형 원룸주택 건설안'을 제안에 들어갔다.

차 구청장의 진심어린 계획안을 들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적극적인 지원의사를 밝혀 사업 추진은 속도를 냈다.

그러나 막상 원룸을 지을 건설사를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12개 서울시 건설사회적기업이 21개 필지를 돌며 사업성을 검토했으나 결국 투자성이 나오지 않아 포기하고 돌아갈 땐 차 구청장도 힘이 빠진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여기서 멈출 수 없는 것.

영등포 소재 예비건설사회적기업인 아이부키를 2달간 설득하고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인 소셜하우징 융자 사업을 노크해 결국 사업 추진을 해낼 수 있었다.

 

 

지난해 연말 금천구 독산2동에 토지 매입을 한 후 올 3월부터 공사에 들어가 10월말이면 지상 6층, 16가구 규모의 홀몸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임대주택이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금천구는 9월 경 입주자 모집 공고를 통해 16가구에 들어가 살 어르신들을 모집할 계획이다.

구는 3억원 규모의 주민생활지원기금도 마련, 이들 어르신들이 많지 않은 보증금과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공공원룸임대주택에는 공동취사와 빨래 돌봄 등 공용 공간 2실, 어르신들 보행편의를 위한 엘리베이터, 태양광, 옥상텃밭 등이 들어선다.

그러면 외로운 어르신들이 함께 얘기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원룸이 건립되면 간호사나 금천구 복지 지원체계인 통통희망나래단 자원봉사단원들이 이 곳에서 다양한 어르신 케어 프로그램도 운영할 것이다.

게다가 필로티로 건축된 건물 1층에는 외부 임대를 위한 주차장 8면이 들어서 주변 주택가 주차난 해소에도 도움을 주는 등 여러 가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요즘 동네 주차장 1면을 만드는데 약 1억원 정도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8억원 효과도 보게 됐다.

금천구는 이번 시범 사업을 마치는대로 2호 사업도 추진하는 계획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차성수 구청장은 "노노케어를 통한 고독사 방지, 공동취사 등 공간 공유, 공동거주에 따른 복지서비스 효율화, 노후불량주택 개선, 마을주차장 확충 등 1석 5조 효과로 이웃이 이웃을 돌보는 복지마을 공동체가 조성될 것"이라면서 "앞으로 서울시, SH공사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홀몸어르신 맞춤형 공공원룸주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이 금천구는 물론 서울시 전체 자치구로 확산돼 어려운 어르신들이 노년을 활짝 웃으며 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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