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길로 가자 (2022.02.07)

[시론담론] 이기는 길로 가자
입력 2021.06.24 13:45 수정 2021.06.24 13:46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비상임 논설위원

 

 

G7에 초청된 한국은 초청국이라기엔 너무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어찌 감격스럽지 않겠는가. 1907년 세계만국평화회의가 열린 네델란드 헤이그에 변방의 이름없는 한 나라의 슬픔을 호소하려고 갔던 세 명의 특사들을 생각하면 더욱 가슴이 벅차다.

 

세계가 여전히 판데믹의 환란에 허덕이고 있는 와중에 우리나라는 찬사를 받을 만한 탁월한 면모를 세계에 보여주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 봉쇄를 하지 않아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한 공을 국민들의 뛰어난 협조 덕이라고 우리 국민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그러나 국내 언론 환경은 생각보다 가혹했다. 우리나라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우리 언론의 시각은 차갑고 냉소적이고, 어떤 경우는 무관심으로 일관되었다. 지난 정권에 언론이 취했던 행태를 보면 더더욱 안타깝다. '박근혜의 패션외교'니 '이명박의 G20 경제효과 24조 원' 따위의 언어를 잘도 만들어냈던 과거에 비추어보면 최근의 평가는 눈물이 날 지경이다.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데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은 언론이라는 말이 있다. 수년째 언론신뢰도가 세계적으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조사가 계속 나오고 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판데믹 이후 우리가 알던 모든 선진국이 혼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자 우리 언론도 덩달아 혼란에 사로잡힌 모양새다.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잘 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는 듯이 우리의 공을 깎거나 외면했다. 한때는 스웨덴의 집단면역 실험을 찬사했다가 일본을 추켜세웠다가 대만의 완전봉쇄 방식을 추켰다. 그러나 결국 우리의 방식이 가장 옳았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끝끝내 언론은 외면하고 말았다.

 

언론을 포함하여 우리사회의 주류 엘리트들은 일본과 미국, 유럽의 선진국으로부터 그들의 지식과 사유의 모든 양분을 조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판데믹 이후 그동안 축적된 우리의 잠재력이 세계적으로 빛나면서 더 이상 우리가 누군가를 따라 방향을 잡는 게 아니라 우리가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위치가 되었고, 손쉽게 선진국으로부터 양분을 흡수하는데 익숙한 엘리트들은 내상을 입고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기존 선진국들의 도움을 구해야 하고 참고로 삼아야 한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대응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통한 지속가능성 문제 등 지구 인류가 대면한 다양한 새로운 문제들에 우리만의 해법을 세계 무대에 내놔야 한다. 우리는 가장 역동적인 민주화의 경험을 일구어냈으며, 그 자신감으로 코로나19 사태를 현명하게 극복하고 있듯이 인류가 요구하는 문명의 방향에 대한 답을 우리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

 

물론 내부를 들어다보면 아직 언론 수준보다 더 아쉬운 분야나 문제가 많다. 검찰과 법조계의 개혁, 부동산 문제에 대한 해법 등 급한 불도 꺼야 한다. 그러나 사회가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높은 시민의식으로 협력해나가고, 신뢰를 기반으로 사회 모든 분야가 맞물려 돌아가는 우리가 가진 전반적인 수준이 세계 인류의 수준에 비추어 초인류문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우리의 잠재력은 앞으로 인류가 맞닥드릴 수많은 문제에 영감을 주고 비전을 제시하며 길을 개척하는 길잡이 역할을 맡게 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이제 눈치를 살피고 어리광을 부리던 과거를 떨치고 우리의 발걸음이 세계의 방향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공유하고 힘차게 발을 내딛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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