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인터뷰 1호] 나다움을 마주할 수 있는 공간 (2021.04.12)

 

인터뷰 전 B1층 스튜디오에서 프로필 촬영 중인 눈누님

 

 

Q.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실 수 있나요?

북향 단층 호실에 사는 대학생입니다! 안암생활을 만들고 있는 커뮤니티 지원팀 ‘코지(COZY)’팀에서 눈누라는 닉네임으로 일도 하고 있습니다.

 

Q. 안암생활에는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나요?

친구가 인스타그램에서 안암생활 광고를 보고 추천해줘서 지원하게 됐어요. 마침 제가 코로나로 대학이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고향에 내려가 있었거든요. 친구가 너를 위한 집이 있다고, 싸고 좋다면서 신청해보라고 해서 신청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다시 서울로 올라와 서울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되었죠!

 

Q. 눈누님를 위한 집이라고 해서 추천해주었다고 했는데, 만족하시나요?

너무 만족해요. 4년 동안 살던 원룸이 크기나 위치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한 점이 하나도 없었는데, 안암생활을 보고 나니까 새 집이 좋기는 하더라구요. (웃음) 이 시국에 크게 생산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서울에 비싼 방에 사는게 부담이 됐는데, 가격 부담이 확 줄어서 더 입주를 결심하기도 했구요.

Q. 안암생활로 와서 바뀐 것이 있나요?

나쁘게 바뀐 건, 주방도 방 안에 없고, 식당가도 멀고, 시국도 시국이다보니 배달음식으로 매 끼를 해결하고 있다는 거요. 좋은 점은 COZY팀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입주민 친구들을 사귀게 된 것, 새 집을 예쁘게 꾸미고 싶은 열망이 생긴 거요.

 

1층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눈누님

 

Q. 안암생활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사실 (지금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이 1층 카페를 제일 좋아해요. 이 근방 500미터에 카페가 하나도 없어서 슬펐는데 건물 1층에 딱! 너무 예쁜 카페가 생겨서, 인테리어와 음악까지 모두 제 취향이라서 너무 좋아요. 저는 대학교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어서 취업 준비를 병행하고 있는데, 제 집 아래에 카페가 생기고 나니까 함께 스터디하는 친구들이 여기에서 모이자고 하더라구요. 저는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려가면 되니까 꼭 ‘권력의 맛’ 같아서 좋아요. (웃음)

 

Q. 안암생활에서 하루를 보내시는데,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COZY팀 출근이 오후 3시여서, 늘 1-2시에 일어나요. (웃음) 처음엔 죄책감을 갖다가, 생각을 바꾸고 즐기고 있어요. 전 취준생인데, 취업 이후부터는 평생 아침 7시에 일어나는 삶을 살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지금부터 굳이 일찍 일어나야할까’ 하는 생각입니다. 가만히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방전되는 스타일이라 퇴근 후엔 근처 친구들 집에 놀러간거나 우리집에 초대해 해서 함께 시간을 보내요.

 

 

 

“취미? 없어요…. 목표…? 없어요… 꿈…도 없습니다.”

 

Q. 집에서 하는 취미가 있으세요?

없습니다. 한때는 취미가 없어 고민이었는데, 지금은 ‘당당하게’ 없습니다.

Q. 독서나 음악감상 같은 취미라도…?

없습니다. 다만 그만큼 친구들과 시간을 자주 보내는 타입이예요. 외출 후에 체력이 방전된다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반대로 충전되는 사람이어서요. 좀 강아지 같죠. 하루종일 혼자 있으면 자극이나 영감 같은 게 오지 않아서 사람을 만나면서 그걸 채웁니다. 타인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감정을 공유하고, 지식이나 정보를 습득하기도 하고, 교훈을 얻기도 하는게 제겐 일상의 큰 원동력이에요. 의존적이지도, 외로움을 타지도 않는데, 혼자 하는 취미가 없어요. 혼자 카페 가서 햇살을 맞는 즐거움을 모르겠어요. 넷플릭스도 안해요. 많이 강아지 같네요. (웃음)

 

 

Q. 눈누님이 그리고 있는 목표나 꿈은?

음… 자꾸 없다고 대답하니까 꼭 반골 기질이라도 있는 사람처럼 들릴 것 같아서 걱정인데… 역시 없습니다. 목표를 좇으며 살아가기 보다는 하루하루를 즐기는 편이어서요. 좋게 말하면 영화 ‘소울’이 제안하는 바대로 누구보다 잘 살고 있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YOLO죠. 굳이 대답하자면 고양이를 키우는 것, 내 집 사는 것, 유럽 여행 가는 것, 밴드부 드럼을 하는 것, 마라톤에 나가는 것, 아이유 콘서트에 가는 것이 목표이고 꿈이에요나 목표 없이 살아서 그게 제 정신건강에 좋다고 생각해요.

 

Q. 목표나 꿈은 없어도 추구하는 가치는 있을 것 같은데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어릴 때 저는 되게 독창적이고 싶었어요 오랫동안. 예를 들면, 학교 다닐 때 한 학년의 마지막 날 롤링페이퍼를 돌리잖아요. 그런데 롤링페이퍼에 항상 같은 말들만 써있더라구요. “한 학기 동안 즐거웠어!” “널 만나서 재밌었어!” 저는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 똑같은 말을 하는게 싫었어요. 이런 걸 받으면 너무 재미없지 않아요? 그래서 그 사람 이름으로 삼행시라도 쓰거나, 그 사람과 있었던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썼어요. ‘이거 눈누가 썼구나!’ '눈누라면 이렇게 말해.’이런 걸 좋아했던 것 같아요. 나다움. 물론 부딪힐 때도 있었어요. 달라보이려고 한다, 일부러 특이해보이려 한다는 이야기를 꼭 한 번씩 듣기도 해서, 저를 안 좋아하는 사람은 아예 안 좋아하고, 좋아해주는 사람은 정말 좋아해주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저로 26년이나 살아보니 제 성격의 장단점을 완전히 인정했고, 장점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을 많이 곁에 두고 또 찾아나서려고 하는 것 같아요.

 

“고수 같아요.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진짜 싫어하잖아요.”

Q. 안암생활에서는 그럼 친구들을 좀 사귀셨나요?

COZY팀으로 같이 일하게 된 입주민 네 분이 계시는데, 일하면서 친해져 함께 저녁 식사도 하고 산책도 해요. 신기한 게 여섯 명이서 일하는데 MBTI가 전부 같은거예요! 그래서인지 이 사람들이 제 단점보다 장점을 훨씬 많이 봐주고 찾아주는 느낌을 받아요. 그래서 요즘 제가 꼭 ‘고수’같다는 생각을 해요. 향신료 고수요. 좋아하는 사람은 진짜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진짜 싫어하잖아요. 고수같이 특이한 향이 나는 저를 싫어하는 사람들만 곁에 있었다면 ‘나는 쓸모없어’라고 생각하며 살았을수도 있는데, 같이 일하는 여섯 명이 모두 나처럼 고수 그 자체인? 고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저도 모르는 제 가치를 인정받는 기분이에요. 그래서 COZY팀에 들어온 건 돈을 버는 수단 이상으로 안암생활에 와서 제일 잘한 일인 것 같아요.

 

Q. 마지막 질문인데요, 안암이라는 동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요.

안암생활 입주 이전부터 대학교가 이쪽이어서 살기 시작한 동네에요. 5년째 안암 주민인데, 독립해 정착하게 된 첫 동네이기도 해서, 제 본가보다 훨씬 더 본가 같은, 고향 같은 곳이예요. 동네가 작고 오래돼서, 아쉬울 때도 있지만 정겹기도 해요. 주민의 80%가 대학생일거에요. 식당이나 카페에 가도 알바생도 사장님도 모두 학교 학생이나 졸업생. 지나다니면 또래밖에 없는 것도 신기해요. 외부인이 거의 없어요. 안암에 뭐 보러가거나 놀러오는 사람이 없잖아요 사실. 그래서 외딴 섬 같으면서도 ‘내 동네’라는 느낌이 커요. 강남 살았으면 내 동네, ‘내꺼’라는 느낌은 없을텐데, 안암은 시골 할머니집 온 것처럼 내 동네라는 느낌이 있어요.

 

 

 

안암생활에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 https://www.instagram.com/anamlife_official/

 

출처 : 생활주택 블로그 https://m.blog.naver.com/ibookee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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