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한류 (2020.05.05)

민주주의 한류

 


판데믹이 세계인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혹독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오만한 인간의 일상이 부끄러워졌다. 그러나 한편 우리나라의 위상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우리가 알던 선진국,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던 초인류국가들과 그 나라 사람들이 우리를 추켜세우고 있다. 세계가 우리의 도움을 구하기 위해 앞다투고 있는 광경을 보면 2류국가가 가진 오래된 열등감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한파 미래학자인 하와이대 짐 데이터(87세) 교수는 한국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또 높게 평가한다. “한국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세계 많은 국가가 다양한 영역에서 한국을 롤모델로 지켜보고 있다. 지금의 흔치 않은 기회를 놓치지 마라.”고 하면서 코로나19로 바뀔 세상에서 한국이 해야 할 ‘3가지 도전’ 을 주문했다.

 

첫째, 이제 더이상 선진국을 따라가지 말고 스스로 선도국가가 될 것. 둘째, 지금껏 한국을 발전시켜온 경제와 정치논리가 미래에는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니 21세기 한국에 어울리는 새로운 길을 찾는데 앞장설 것.  셋째, 더는 기존 동맹에만 의지하지 말고 외교관계를 다극화 할 것.

 

동쪽 끝 희미하게 반짝이며 눈에 띄지 않던 작은 나라가 세계사에 본격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우리의 국가 시스템이 매우 잘 조율되어 있다는 것이 새삼 놀랍게 느껴진다. 위기 속에서 빛나는 정부의 대응 능력이 놀랍고 필요한 것을 신속하게 생산해낼 수 있는 제조 역량이 놀랍다.

 

무엇보다 시민사회가 동요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놀랍다. 우리는 극단적인 봉쇄나 입국금지 없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아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뛰어난 시민의식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신천지 같은 슈퍼전파자가 나와 확진이 1만명대까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나라도 해내지 못한 판데믹을 진정시켰다는 점이 돋보인다.

 

유능한 정부와 잘 작동하는 생산 기반과 함께 세계속에서 더욱 빛을 발할 것은 성숙한 시민사회의 역량이다. 민주주의란 팀플레이다. 시민의 역량이 받쳐주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우리가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방식을 보면 신뢰를 바탕으로 뛰어난 팀플레이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는 사령관의 책임을 다 하였으며 시민들은 각성하여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였다.

 

이는 우리가 그렇게 열정적으로 싸워서 이뤄낸 우리의 '민주주의'의 역량 덕이다. 수백만이 광장에서 권력을 교체할 때도 피 한방울 흘리지 않았으며 시민들은 끝까지 품위를 지켜냈다.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빛나는 성취다. 개발시대에는 권력자와 엘리트의 유능함에 기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어느새 우리가 인류의 앞길을 제시해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이제는 민주주의를 더욱 정련시킬 수 있는 시민 세력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해야 한다.

 

시민사회의 역량을 키운다는 것은 시민사회의 의사결정 역량을 키운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생활 전반에 시민사회의 의사결정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깨어난 시민들이 연대하는 방식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한국의 방역 모델이 세계 방역의 표준이 된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만들어가는 시민사회의 작동 방식은 분명 세계인의 귀감이 될 것이다.

 

사회주택과 같이 수요자가 주체가 되고 더 나아가 이들이 함께 사는 생활의 방식을 만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저 주택이라는 필요를 충족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것을 고민하고 생활의 과정을 디자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사회 전반, 생활 전반에 시민이 주체가 되는 실험들이 열띠게 펼쳐질 것을 기대해본다.

 

정권을 교체하고 정치인을 뽑는데만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 스며들 때 더욱 진보된 민주주의가 탄생한다.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의사결정의 세련된 과정을 디자인하는 일은 지금까지 한류를 넘어서는 새로운 한류를 세계에 유행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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