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이기는 ‘힘’, 이젠 사회주택이다! (2015.06.25)

원문보기

 

세월을 이기는 ‘힘’, 이젠 사회주택이다!

사회주택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 현장

 

집 이 ‘짐’이 되어버린 시대. 여기 더 이상 집을 삶의 짐이 아닌, ‘힘’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모였다. ‘사회주택협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늘어만 가는 주거문제에 공동체지향의 사회주택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공감하고, 사회주택 주체들 간의 상호협력과 자원공유를 위해 협회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101.jpg

사회주택협회가 지난 28일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그 런 그들이 지난 28일,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스페이스류에서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이하 총회)’를 개최해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 자리에는 셰어하우스를 비롯해 주거복지 서비스와 마을재생 등에 힘쓰고 있는 사회적기업과 일반기업 그리고 비영리단체의 사회주택협회 회원사들이 자리했다. 녹색친구들, 함께주택협동조합, WOOZOO,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등 30 곳의 다양한 사회주택 주체들이 그들이다.

 

총회는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는 발기인대회가 1부로, 사회주택협회의 본격 출범을 의미하는 창립총회가 2부로 진행됐다. 1부의 시작은 임시의장을 맡은 논골신협 유영우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했다. 

 

더 이상 시간은 약이 될 수 없다

 

유 이사장은 “주거문제를 말할 때 많이들 ‘시간이 약이 되겠지’라고 말한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치유될 거라는 말이다. 하지만 주거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 시간의 힘으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에 사회주택협회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조금 희망을 가져보려고 한다. 시민 스스로를 주체로 한 대안을 만들어보자고 나선 것이니까. 오늘 우리는 작은 출발점에 서있는데, 앞으로 주거문제 해결에 주역으로서 우뚝 섰으면 좋겠다”고 협회 출범의 소감을 전했다.

 

102.jpg

‘시간이 약이 되겠지’라는 말을 뛰어넘어보자는 논골신협 유영우 이사장.

개회사가 끝나고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하는 만큼, 서로를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이어졌다. 사회주택을 공급하고 있는 여섯 곳의 협회 회원사가 자신들을 소개했다. 

 

먼 저 마이크를 든 함께주택협동조합 박정숙 대표는 “함께주택(협동조합)의 대전제는 ‘주거문제는 개인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다’이다. 주거문제를 푸는데 공공의 역할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현재상황은 공공이 여건을 고려해 선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데, 함께주택은 공공이 놓친 부분들과 공공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들을 알리고 함께 풀어가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거주기간과 주거비용의 안정화, 거주권 확대와 함께 사는 마을 만들기 등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는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의 황서연 사업팀장에게  넘어갔다. 황 팀장은 “저희는 민달팽이유니온이라는 NGO에서 시작했다. 청년 주거문제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당사자운동으로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03.jpg

  

그 러면서 그는 “NGO를 하면서 직접 주택을 공급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고, 남가좌동에 1호 달팽이집을 운영하게 되었다. 기본 아이디어는 조합비를 바탕으로 협동조합 차원에서 집을 빌리거나 사서 입주자들에게 싸게 전대 공급한다는 것”이라고 민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을 소개했다. 

 

우리가 만들어갈 사회주택

 

민 달팽이 주택협동조합의 소개에 뒤이어 기존의 주택을 짓고 입주자를 받는 방식과는 달리, 입주자들과 함께 규모와 금액 그리고 집의 구조 등을 함께 논의해서 짓는 ‘소통이있어행복한주택만들기(이하 소행주)’의 발표가 이어졌다. 1인 가구 주거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선 서울소셜스탠다드와 ‘여러 사람이 함께 공유하는 집’을 꿈꾸며 셰어하우스를 공급하고 있는 WOOZOO도 자신들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금천구의 노인안심주택의 원형을 만들고, 독거노인과 가난한 예술인들을 위한 대안주거모델을 만들고 있는 아이부키의 발표로 여섯 곳의 회원사 소개를 마쳤다. 

 

105.jpg

금천구의 노인안심주택을 설명하고 있는 아이부키 이광서 대표.

 

회원사들의 심도 깊은 이야기는 총회가 이뤄지기 전 사회주택협회 실무추진단이 실시한 ‘사회주택협회 회원사 설문 조사’ 결과발표에서 계속됐다. 온라인 설문조사와 대면 인터뷰로 실시된 조사에는 28개의 회원사가 참여했다. 

 

조 사에는 조직유형 중 영리조직 23 곳, 비영리 조직 5 곳으로 나뉘고, 22 곳의 주택 공급자와 주거문제 연구 등의 기타 사업자 6 곳이 참여했다. 또한 협회 회원사의 강점으로 목적성이 분명한 조직 구성, 사업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 공공 및 민간과의 네트워크 보유 등이 있었다. 약점으로는 고객 모집 능력 취약, 영세한 규모의 자본조달 능력의 취약성 등이 꼽혔다.

 

뚝딱뚝딱 함께 집 만드는 소리를 만들자

 

사업운영 시 애로사항도 이야기됐다. 공공성을 담보해야 하는 사업의 특성으로 인한 낮은 수익성과 인력과 자본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자원 조달의 어려움 등이 애로사항으로 나왔다. 

 

그 래서 회원사들이 협회에 기대하는 역할로도 상호협력의 장 마련과 자금조성, 홍보 및 소비자 풀 확보 등이 대표적이었다. 회원사간 컨소시엄 등 협업 기반을 마련하고 주택공급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사업이 진행되길 희망했다. 사회주택 인증제도 운영과 공급자와 소비자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등도 요구사항으로 제시됐다. 

 

총 회는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시간에 이어 2부 순서로 넘어갔다. 2부에서는 이사장과 임원 선출이 이루어졌다. 이사장에는 한국협동조합연구소의 동의와 일상창작센터의 제청으로 녹색친구들 김종식 대표가 선출됐다. 또한 이사에 두꺼비하우징의 김미정 대표,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 권지웅 대표, 서울주거복지사회적협동조합 장영복 대표, 소행주 한정운 실장이 임명됐다. 

 

106.jpg

사회주택협회의 초대 이사장으로 녹색친구들 김종식 대표가 선출됐다.

 

새 로운사회를여는연구소 진남영 연구원은 감사를 맡게 됐다.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종식 이사장은 “사회주택협회의 창립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월세 난으로 인한 주거문제 심한데, 사회주택이 문제해결에 앞장설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 이사장은 “협회가 주거문제 해결뿐 아니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데 책임감 있게 열심히 해나겠다. 갈 길이 멀고 바쁘지만 한 발 한 발 함께 채워나가길 바란다”고 앞으로의 각오를 전했다. 협회의 이사장과 임원이 선출되고 총회는 빠르게 진행됐다. 협회 정관을 확정하고, 회원의 자격과 회비 징수 그리고 사업계획에 대한 안건들이 차례로 통과되었다. 

 

건강한 공동체를 위한 첫 걸음

 

사 회주택협회 설립취지문 마지막 문단은 이렇게 써져있다. “공동체주택 등 사회주택의 보급 및 활성화, 회원사의 권익옹호 및 회원사 간 상호협력을 통한 역량강화, 사회주택 관련 인프라(제도, 기금) 구축 및 정책을 제안함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라고. 

 

그들의 창립취지문에 맞게 집이 더 이상 짐이 되지 않는 시대가 만들어지도록 노력해주길 기대한다. 

 

 

글. 조득신(벼리커뮤니케이션 소셜리포터)

사진. 이우기(사진가)

 

목록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아이부키(주) 서울시 동대문구 장안동 459-5 3층 (02644) (천호대로89길9)
T. 02.553.8387   I   F. 02.426.5521   I   E. info@ibookee.kr
© 2024 iBookee   I   Created by Cr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