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담론] 예술적 사고를 통한 혁신의 방법론 (2015.10.13)

예술적 사고를 통한 혁신의 방법론
이광서 ㈜아이부키 대표·논설위원

등록 : 2015년 10월 13일 (화) 18:25:59 | 승인 : 2015년 10월 13일 (화) 18:29:08
최종수정 : 2015년 10월 13일 (화) 18:26:13     제민일보 webmaster@jemin.com    

 
    

요즘 디자인이나 컴퓨팅 방법론에 근거한 혁신 교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름하여 CT(Computational Thinking)·DT(Design Thinking)이다.

 

CT는 컴퓨터과학의 이론, 기술, 도구를 활용해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지넷 윙 마이크로소프트연구소 부사장이 연구개발했다. 컴퓨팅 원리를 활용해 문제를 분석하고 요소간 관계를 정립해 문제를 다시 정의한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만들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각을 만들어가는 것이 골자다.

 

DT도 최근 각광받는 방법론이다.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인 SAP의 하소 플레트너 회장이 만들고, 미국 스탠퍼드 디스쿨이 확산시키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인간의 필요에 공감하고 대중이 모르는 잠재적 욕구를 발굴해 시제품까지 만드는 과정으로, 사람들이 겪는 불편함을 인간 중심 관점으로 찾아 해결하기 때문에 창의적 문제해결 방법론으로 불린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생각의 방법론, 특히 구조적 접근법을 다루고 있어서 무척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인류는 철학·수학·과학·의학·예술 등 다양한 학문 영역을 만들어냈지만 정작 생각하는 그 자체를 체계화하려는 시도는 근래까지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교통과 통신 미디어의 발달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폭발적으로 확산됐기에 생각에 대한 과학적 접근법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이 흐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필자는 예술적 사고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진정한 혁신은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지 않고 문제 자체를 생산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일일이 대응해 해결하는 방법도 있지만, 오히려 기존의 문제를 포괄하는 새로운 문제를 제기해 수많은 문제 자체를 무효화 하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 혁신의 방법론에 가깝다.

 

새로운 문제를 생산하는 일은 기성의 흐름으로부터 엄청난 저항과 마찰을 빚게 된다. 예술적 사고는 이러한 기성의 체제를 전복하고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데 최적화된 통합적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적 사고는 예술 창작의 구조를 방법론으로 제시한다. 현대의 예술은 그 위상이 점차 축소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예술창작의 관점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혁신적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다.

 

19세기 인상파 혁명 이후 현대 예술은 혁신의 아이콘이 됐다. 현대미술은 끊임없이 과거의 것을 새로운 것으로 갈아치웠고, 일련의 예술가들은 편집증적으로 새로운 것을 추구했으며, 그것은 현대문명의 동력이 됐다. 예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작품을 만드는 일은 표면적인 것이고 실제로 그 본질은 창조에 있다. 그것은 새로운 것을 낳는 일이며, 곧 생명의 속성이기도 하다.

 

생명은 완결성을 가지고 있다. 완결되지 않으면 생명이 아니고, 완결되지 않은 시도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예술적 접근법은 창조자의 관점을 가지는 것이다. DT는 사람들을 관찰해 패턴을 발견하는데, 예술적 접근법은 자연·생명·우주로부터 연역해 패턴을 발견한다. 결과적으로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변화를 일으키고 질적 상승을 이루어내는 것으로 1사이클을 완결한다.

 

그러므로 예술적 접근법은 문제를 일대일 대응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본질을 다루고 문제를 넘어서는 관점을 제공할 수 있다. 현대 예술과 예술교육의 의미를 단지 작품을 제작하는 일에 한정하면 안된다. 그보다는 이처럼 포괄적이고 보편적인 차원의 생각의 방법론을 제공하는데서 찾아야 한다. 이러한 통합적 생각의 방법론이 우리 사회에 스며들 때 공동체의 자존감이 커지고 사회의 혁신성도 성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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